부잣집 손부(孫婦)와 이랴 소리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1.31
  • 조회수 :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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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면 제상마을에 천석군 부자 김씨가 있었는데 가족이라고는 손자며느리와 김씨 자신 단 둘이었다. 소작인들이 도조(소작료)를 가지고 오면 혼자서 땀을 흘리면서 쌓아야 했다. 이러한 모습을 본 손자며느리는 할아버지인 김씨를 위하여 밤이면 남 모르게 볏섬을 들어 올려 쌓았다.

 

이 소문이 주민들에게 알려지자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김부자는 어느날 밤 손자며느리를 불러다 놓고, 「큰일났구나, 자고로 여장수가 생기면 조정에서 마장(뜻하지 않은 탈)스럽다 하여 잡아다 죽이는 것인데, 손부인 네가 여장수라고 마을에 소문이 자자하니 조정에서 알면 필연코 사형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오늘밤에 도주하는게 좋겠다.

 

단, 옷과 먹을 것은 우리 소 등에 힘껏 싣고 가거라.」 이 말을 들은 손자며느리는 피할 도리가 없음을 깨닫고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

 

그래서 손자며느리는 많은 의복과 곡식을 소 등에 싣고 떠났다. 제상리를 떠나 얼마 못가서 청하산(靑蝦山) 고갯길에 이르렀는데 고갯길에서 소가 힘이 부치어 올라가지 못하자 때리기도 했으나 소는 올라가지 못하고 몸부림만 쳤다. 그래서 손자며느리는 짐 실은 소를 그대로 들어서 자기 머리위에 이고 고갯길을 올라갔다. 이때 소는 배가 부인의 머리 위에 받쳐서 오히려 아픔이 더했다.

 

소는 아픔을 견디다 못해 네발을 버드덕거리며 사경에 이르렀다. 손자며느리가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내려놓았더니 소는 좀 가다가는 다시 멈추어 섰다. 이럴 때마다 손자며느리는 머리에다 이고 「이랴?」하며 소를 다그쳤다.소는 머리에다 떠받치는 것이 죽음보다 더욱 큰 고통이라 약간 걸어가다가는 멈췄다.

 

이때마다 손자며느리는 소의 약점을 알고「이랴. 이랴」로 소를 다그쳐서 그 고갯길을 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뒤부터는「이랴. 이랴」가 소를 매질하면서 다그치는 소리가 되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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