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축제 속으로 떠나는 봄빛기행(스포츠조선)

  • 진봉면
  • 201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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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 축제 속으로 떠나는 봄빛 기행 '전북 김제'

기사입력 | 2012-04-24 15:55:24

호남평야의 중심, 전북 김제는 봄빛테마기행이 곧잘 어울리는 고장이다. 광활한 만경평야가 초록빛으로 물드는 장관이 펼쳐지는 곳으로 싱그러운 봄날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계절의 매력에 흠뻑 젖어 들 수가 있다. 봄바람에 청보리가 넘실댈 즈음 김제 사람들은 신명나는 잔치마당도 펼친다. '2012 지평선 황금보리 추억의 보리밭축제'가 그것으로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농경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체험형 축제의 전형이다. 아울러 모악산자락 고찰 금산사와 심포항 인근 망해사를 찾으면 잠시 번잡한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마음의 여유와 평화를 구할 수 있어, 한 번의 발품으로 최고의 봄나들이 여정을 꾸릴 수가 있다.
김제 =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호남평야의 중심, 전북 김제는 봄빛기행이 곧잘 어울리는 고장이다. 광활한 호남평야에 초록빛 청보리가 넘실대는 즈음 농경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추억의 보리밭축제도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해 진봉들녘 보리밭 축제장에 세워진 허수아비.<사진=김제시청 제공>
◆초록의 지평선으로 빠져 든다 '2012 지평선 황금보리 추억의 보리밭축제'

가슴이 탁 트이고 후련한 기분을 맛보고 싶다면 바다로 갈 일이 아니다. 봄철엔 초록 물결 넘실대는 청보리밭이 대안이다. 우리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살고 있는 탓으로 스케일 큰 경관에 곧잘 매료 되는 성향이 있다. 때문에 어쩌다 만나는 툭 트인 지평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여행 테마가 되어 준다. 특히 초록의 물결이 넘실대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즈음 전북 김제시 진봉면 호남평야를 찾으면 푸르른 청보리의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 들 수가 있다. 초록의 대지 속으로 몰입 되는 순간, 절로 콧노래도 흘러나온다.

'보리밭 사이 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보리밭의 서정적 풍광 속에 머무는 동안 누구나 음유시인이 되고 만다.

지평선 바람개비
보리밭이 지평선을 이루는 곳은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IC에서 내려 만경읍을 지나 만나는 김제시 진봉면 들녘. 초록빛 바다를 가로질러 내닫는 기분이 상쾌하다. 넘실대는 초록보리를 휘감아 불어오는 봄바람도 상큼하다. 진봉 들녘은 규모가 1400ha로 여의도 면적의 1.6배에 이르는 매머드 급이다. 가을이면 황금 들녘이 펼쳐지던 광활한 평야에 5월엔 초록빛 바다가 넘실대는 것이다.

겨우내 모진 추위를 꿋꿋이 이겨낸 보리들이 이젠 봄 햇살에 푸름을 더하고, 이따금 불어오는 봄바람에 초록빛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때를 맞춰 김제 사람들은 신명나는 잔치마당을 펼친다. '2012 지평선 황금보리 추억의 보리밭축제'가 그것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지평선보리밭이 펼쳐진 김제시 진봉면 망해사 인근 보리밭에서는 오는 5월4일부터 6일까지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축제를 주관하고 있는 경관보전추진위원회와 지평선황금보리명품화사업추진단, 새순영농조합법인, 지역발전협의회를 비롯한 주민들은 자연생태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명품축제 개최를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청보리밭에 조성한 미스터리써클 '한반도'
이번 잔치는 보리를 테마로 한 체험형 축제의 전형이다. 체험, 추억, 행운을 담고 있는 보리밭축제는 축제장을 크게 5개의 체험마당으로 구성, 그 속에서 각기 다른 테마를 펼친다. 이른바 '축제안의 축제'가 곳곳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첫째, '보리성장마당'에서는 보리가 자라는 과정을 이야깃거리로 표현한다. 씨앗 전시를 비롯해서, 전통농기구 체험, 보릿대를 이용한 짚풀 공예 체험, 수확한 보리 이삭으로 절구를 찧어보기도 하고 떡메도 쳐볼 수 있다.

둘째, '보리추억마당'에서는 어렴풋이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보리밭의 추억을 푸르른 자연 속에서 펼쳐 보인다. 우선 지평선 사이로 길게 뻗은 보리밭 사잇길을 걸을 수가 있다. 걷다보면 옛 추억이 떠올라 보릿대를 하나 꺾어 보리피리도 불어보고, 또 걷다 지치면 트랙터, 달구지에도 올라 탈 수 있다. 이밖에도 보리밭 짚공차기, 보리쌀에 새기는 사랑 등의 흥미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셋째, '보리공연마당'에서는 지평선보리밭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놀이들이 진행된다.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는 '황금보리를 찾아라' 이벤트는 보리밭에 숨겨진 보물(보리모양의 순금 1돈)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매일 두 차례 진행된다. 이외에도 희희낙락 퓨전국악콘서트, 보리밭 마당극 공연, 초대가수의 특집공개방송과, 페이스페인팅, 동물농장체험, 에어바운스, 보리공예체험 등 어린이들의 놀이공간 등도 만들어진다.

넷째, '보리음식마당'에서는 보리를 이용한 각종 음식들을 선보인다. 그 옛날 추억 속에서나 기억될 보리비빔밥, 보리밥정식, 보리개떡, 보리주먹밥, 보리튀밥과 함께 보리인절미, 보리뻥튀기. 보리빵을 시식과 함께 구입할 수도 있다.

다섯째, '보리휴식마당'에서는 축제장을 둘러본 관광객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보리밭사이에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 카페테리아에서 휴식도 취하고 포토 존에서는 멋진 추억도 한 장 담을 수 있다. 아울러 내 고장 특산품코너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최고 품질의 쌀, 보리, 감자, 유색미, 연근 등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경우라면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지평선과 수평선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새만금 바람길'을 권한다. 유유자적 최고의 명품 트레킹을 즐길 수가 있다. .



◆이곳만은 둘러보자 '김제의 여행 명소'

▶문화유산의 보고 '금산사'

금산사 미륵전
김제시 금산면 모악산 기슭에 자리한 금산사는 김제 사람들의 안식처에 다름없다. 599년(백제 법왕 1년)에 세워진 대찰 금산사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철에 더 운치가 있다. 특히 아름드리 고목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벚꽃은 유다른 자태를 뽐낸다.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오른 경내를 포행하다보면 어느덧 마음의 평안과 여유를 맛볼 수 있다.

금산사는 빛나는 문화유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때문에 온가족이 문화역사기행지로 삼을 법하다. 국보 62호 미륵전을 필두로, 대장전(보물 827)·석련대(보물 23)·혜덕왕사진응탑비(보물 24)·5층 석탑(보물 25)·방등계단(보물 26)·6각다층석탑(보물 27)·당간지주(보물 28)·석등(보물 828) 등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사찰을 나와 전주로 향하는 '청도리길'은 4월 중하순이면 벚꽃 가로수길이 펼쳐져 멋진 드라이브코스가 이어진다.

▶서해 최고의 낙조 포인트 '망해사'

망해사종각 노을
김제의 산자락은 산이라 부르기보다는 구릉에 가까운 지형이다. 만경평야가 서해와 만나는 진봉면 심포항 인근에 야트막한 산봉우리가 하나 있다. 해발 72m의 진봉산이다. 이곳에 서해 최고의 낙조 포인트라는 망해사(望海寺)가 자리하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모퉁이를 돌아 200여m를 걸으면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솔숲 속에 아담한 가람이 옴팡지게 들어 앉아 있다. 절집의 외양은 비록 수수하지만 내력은 깊다. 642년 백제 의자왕때 세웠으니 140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망해사는 전형적인 임해사찰로 선방은 물론 종각, 질집 마당에서 바다가 바라다보이고 파도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하지만 '바다를 바라다본다'는 망해사는 이제 새만금사업으로 담수호를 바라다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가슴 뭉클한 서해의 낙조가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운치가 예전과 같을 순 없다. 절 마당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일품이다. 망해사의 또 다른 명물은 해우소. 해우소에는 작은 창을 만들어 근심을 비우면서 넉넉한 바다를 바라볼 수가 있다.

절 뒤편 산꼭대기에 세워진 전망대도 들러야 할 곳이다. 심포항과 새만금 방조제, 진봉 들녘 등 주변 경관이 한 눈에 펼쳐진다.

▶유교-전통문화 체험의 산실 '학성강당'

학성강당
김제의 또 다른 명물은 학성강당으로, 온고이지신의 산실이다. 김제시 성덕면 대석리에 자리한 학성강당은 한학의 중심이자 전통 문화-예절체험의 산실이다. 옛서원의 모습이 오늘에 재현된 곳이라 이해하면 된다. 학당스테이를 열고 있는 이곳은 지금도 사서삼경과 천자문 등 한학을 배우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의관을 정제한 스승 아래 숙식을 하며 가르침을 받는다. 이곳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통 강좌, 선비체험도 실시한다.

▶벽골제

곡창지대 김제의 또 다른 상징물은 '벽골제'이다. 벽골제는 신라 때부터 내려오는 저수지로 풍요로운 들판을 적셔 온 생명의 젖줄에 다름없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벽골제의 축조 시기는 서기 330년. 규모도 매머드 급이다. 다섯 개의 수문을 뒀는데, 가장 먼 것끼리의 거리가 3㎞를 넘었다. 벽골제는 조선 초까지 김제, 만경, 부령(현 부안), 정읍 등 5개 군현에 용수를 공급했다. 하지만 세종 2년(1420년)에 내린 폭우로 제방이 유실되면서 부터 제 구실을 못했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25년 동진농지개량조합에서 이 제방을 관개용 수로로 개조해 그 원형이 크게 훼손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제시에서는 향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대대적인 벽골제 복원사업을 추진중이다.

▶새만금 바람길

김제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다. 역사적인 제방길, 개펄길, 갈대밭, 솔밭 등이 이어진 운치 있는 걷기 길로 색다른 도보여행을 즐길 수가 있다. 제 1코스 는 진봉면사무소~진봉방조제~전선포~망해사~두곡서원~심포항~봉화산(봉수대) 등을 거치는 10 Km 코스이고, 2코스는 망해사~두곡서원~심포항~봉화산(봉수대) 등을 거치는 4.5 Km의 길이 조성돼 있다.

◆뭘 먹을까

▶시원 쫄깃한 '백합'

백합 요리
서해바다를 품고 있는 김제의 최고 별미는 백합이다. 미식가들은 백합을 조개 중 최고의 맛으로 친다. 백합은 몸에도 좋다. 철분, 핵산, 칼슘, 타우린 등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원기회복, 특히 간장보호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슬기, 바지락 등 대체로 간장보호에 좋다는 것들은 한결같이 국물 맛이 좋다. 백합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탕으로 끓여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자면 쫄깃 고소한 조개맛 이상으로 숟가락에 자주 손이 가게 된다. 쌀과 백합 살로 쑨 백합죽도 부드럽고 고소하며, 은박지로 싸서 구이나 생합으로 맛봐도 제 맛을 볼 수 있다. 심포항의 신선횟집(063-543-6557) 등이 맛집으로 통한다. 백합 1kg 2만 5000원.

▶30년 전통 갈비탕

갈비탕
한우가 유명한 김제에서는 맛난 갈비탕도 맛볼 수 있다. 김제시 요촌동에 자리한 30년 전통의 두꺼비회관이 맛집으로 통한다. 갈비탕 9000원.

▶푸짐한 백반

백반
전라도의 푸짐한 손맛을 볼 수 있는 밥집도 있다. 시내 신풍동에 자리한 '친구사이'에서는 갓무쳐낸 나물, 겉절이, 김치 등 집에서 맛보는 듯 한 소박한 상차림을 마주할 수 있는 집이다. 돼지고기생고기를 듬뿍 넣어 끓인 김치찌개(1인분 6000원)를 시키면 푸짐한 밑반찬이 따라 나온다.

▶보리먹인 '한우'

청보리한우
김제의 또 다른 별미거리는 한우이다. 그냥 일반 한우와 달리 김제 평야에서 생산한 청보리를 먹인 한우는 부드러운 육질이 최고수준이다. 마블링 또한 그야말로 꽃처럼 고르게 분포해 미각을 돋운다. 김제에서는 요촌동 '김제청보리한우명품관'이 맛집으로 통한다. 등심 2만 6000원, 특수부위 2만 8000원, 각 130g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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